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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과 유딩의 사랑싸움

8살 초등학교 여학생과 7살 유치원 남학생 간의 사랑싸움이 재미있었다. 아빠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카페에 들어서서 음료수와 빵을 주문하고는 아이들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했다. 먼저 남자아이의 아빠가 말했다. “세준아 이야기해. 그동안 서영이 보고 싶었다면서. 인사해.” “싫어.”세준은 부끄러워했다. 막상 만남을 주선해주었더니 부끄러움을 타는 아이들을 보고 두 아빠는 웃음이 먼저 나왔다. 여자아이의 아빠가 나섰다. “서영아 네가 먼저 말해.” “아냐 싫어. 부끄러워.” “아니 싫다고? 막상 만나게 해줬더니 부끄러워하는 거 봐. 귀여워.” 서영 아빠가 말했다. “그럼 아빠들이 나갔다 올 테니까 네들끼리 좀 놀면서 친해지고 있어.” 세준의 아빠가 말했다. “그럼 우리 빠지자.” 하며 서영의 아빠는 세준 아빠를 따..

불쌍한 유부남들

카페에 들어선 한 젊은이가 카페 구석에 잔뜩 풀이 죽어 앉아 있는 다른 동료를 보았다. “장 대리 여기서 뭘 해? 집에 간다고 하지 않았어?” 송 대리가 들어오면서 묻자 장 대리는 고개를 들었다. “아까 퇴근해서 집에 갔어야 했는데… 슬픈 일이 있어서 집에 천천히 가려고… 기분도 꿀렁하고 해서.” “부모님은 다 살아계시니, 혹시 할아버지 제사야?” “그보다 더 슬픈 날이야.” “더 슬픈 날이라고? 무슨 날인데?” “오늘이 결혼기념일이야.” “결혼기념일에 왜 한숨을 쉬어? 좋은 날인데.” “미안. 너까지 슬프게 해서.” “그럼 말을 해하지. 내가 지금 현금이 없어서… 조의금은 카카오로 보내줄게.” “아, 돼, 됐어. 너도 결혼기념일이 올 거잖아. 나도 못 챙겨줄 거니 서로 퉁 치자. 미안. 마음만 받을게...

스님의 이혼

스님이 변호사를 만났다. “성불하십시오.” 카페에 들어선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며 인사하자, 노트북을 앞에 두고 타이핑 준비를 하고 있던 변호사는 얼굴을 찡그렸다. “저는 기독교여서 다른 쪽으로 가보시지요.” 상대의 무뢰한 행동에 개의치 않고 스님은 얼굴을 앞으로 내밀고 말했다. “혹시, 장기독 변호사님 아니십니까?” 변호사는 당황했다. “예? 그럼 방금 통화한 임대불 고객님이신가요?” “예, 예, 그렇습니다.” “아, 고객님이 스님이셨나요? 몰라 봬서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본격적 상담에 들어갔다. “아니, 저한테 의뢰하신 게 이혼소송인데… 스님이 이혼소송을…?” “제가 이혼이라는 걸 한번 진행해 보려 하는데, 잘될지 모르겠네요.” “아, 제가 여러 직종에 계..

뒤바뀐 신랑

청년 동악이 장가를 든 날 친구들과 모임을 가지면서 한밤중까지 술을 거나하게 마셨다. 비틀거리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종로 골목의 한 대문 앞에 기대어 있다가 깜빡 잠이 들어버렸다. 잠시 후 그 집의 하인이 나와, “에구, 신랑이 취해서 여기 쓰러져 있군 그려.” 동악을 둘러메고는 신방에 뉘었다. 동악은 비몽사몽간에 깨어나서 옆의 신부를 보았다. “아이구, 우리 어여쁜 부인!” 신부를 끌어안고 다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깨어난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여기가 뉘 집이오? 그대는 누구시오?” 동악이 낯선 여자를 보고 놀라 자빠질 지경이었다. “근데, 나으리는 대체 누, 누구시오? 여자도 놀라 말을 제대로 이을 수 없었다. 서로의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여자의 신랑이 전날 밤 친구들..

배짱 좋은 허생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가는 사람, 허생의 이야기. 집안 곡간에는 곡식 한 톨 없고 식량 구하러 밖에 나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 천하태평 허생은 오로지 방안에서 주역이라는 책만 읽고 며칠 끼니를 걸러도 상관하지 않았다. 책 읽는 일 외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어느 날 마루에 나가니 아내가 수건으로 머리를 싸매고 앉아서 울고 있었다. 아내가 머리카락을 팔아서 식량을 구해온 것을 알아채고 허생은 탄식하며 말했다. “조금만 더 고생해 주오. 그 사이 머리도 자랄 테고.” 그러고는 갓을 챙겨 쓰고 집을 나가버렸다. 밖에 나가서 돈을 구해올 모양인가? 허생은 그 길로 개성의 갑부 백가(白哥) 어른을 찾아갔다. 그는 백 부자 앞에서 당당하게 말했다. “백가 어르신, 돈 천 냥만 빌려주시오.” 이에 백 부자(富者..

나라꽃무궁화 국민대축제(2021년)

(사)무궁화총연합회는 행정안전부 지원으로 나라꽃무궁화 국민대축제를 2018년 여의도공원 문화마당, 2019년 대한민국 중심지인 서울광장, 2020년 순국선열의 성지인 서울 망우리공원에서 축제마당을 열었으며, 2021년 금년에는 76주년 광복절을 맞이하여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 현상으로 서울 근교인 망우리공원의 무궁화동산과 애국지사묘지를 순례하면서 무궁화축제를 성황리에 개최하였습니다. 무더운 8월 8일 ‘무궁화의날’이나 광복절인 8월 15일에 행사를 주로 개최하는 것은 무궁화가 이 두 날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무궁화는 6월 하순에서 10월 초순까지 약 100일 동안 한 그루에 5천 송이나 피고 지는 일편단심을 상징하기 때문에 여름 더위에도 불구하고 축제행사를 합니다. 금년에는 코로..

제 꾀에 넘어가다

지금부터 2800년 전 오늘의 대한민국처럼 같은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오랜 세월을 서로 싸우고 갈등하며 살았던 민족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 민족이었습니다. 당시 북쪽 왕은 역사상 찾아보기 어려운 악한 왕으로 사악하여 악의 화신처럼 보였고, 남쪽 왕은 사람은 착한데 약간 어리숙하고 뭔가 좀 부족한 듯한 왕이었습니다. 두 왕이 한번은 의기투합을 했습니다. “언제까지 서로 갈등하고 싸울 게 아니라 우리도 상생하며 살아보지 않으시렵니까?” 남쪽 왕이 제의했습니다. 의견의 초점은 북방의 아람이라는 나라가 이스라엘 남북 땅을 다 먹어버렸으니 이제 그걸 되찾자는 것이었습니다. 두 왕은 단합된 모습을 보이며 작전계획에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전쟁하기 전 하나님의 뜻을 한번 물어보는 게 좋지 ..

그리스도 키로

기원 무렵 세계는 로마가 지배하고 있었다. 로마황제의 근위병 장군이 어느 마을에 진을 치고는 여관에 들어가서 하룻밤을 머물게 되었다. 젊은 장군은 여관주인에게 말했다. “이 마을에서 가장 정숙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데려 오느라.” 이 말은 사실 명령과 다름없었다. 여관주인은 첫눈에 젊은 장군의 눈빛과 풍채가 남달라 보였다. 사람을 많이 겪어본 주인은 단번에 젊은이의 기상을 알아보고 다른 여인을 불러올 필요 없이 16살 된 자기 딸을 장군의 동침으로 넣어주었다. 이래서 하룻밤을 지내게 된 것이 세계역사를 바꾸어놓을 줄이야. 하룻밤을 보낸 장군은 여인에게 증표로 입고 있던 망토를 벗어주고 떠났다. 그에게 미련이 있을 수 없고 여관에서 간단한 휴식을 취했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가 떠난 지 열 달 후 여인은 장군..

두 수도승

두 수도승이 순례길을 가다가 강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강둑에 이르렀을 때 한 여성이 아름다운 옷을 차려입은 채 서 있었습니다. 한눈에 봐도 여성은 강을 건너려고 망설이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녀는 혼자서 강을 건너자니 두렵고, 옷을 벗고 건널 수도 없어서 그렇게 서성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한 수도승이 그녀를 업고 건너편 강둑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강둑에 여성을 내려놓고 두 수도승은 가던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쯤 지났을 때 다른 수도승이 비난을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은 분명히 옳지 않은 일이오. 그것은 계율을 어기는 행동이오. 어떻게 수도승의 몸으로 그런 불륜스런 행동을 할 수 있소? " 여성을 업어 강을 건너다 준 수도승은 말없이 듣고..

아름다운 희생

▲비탈길 산 비탈길을 위험스레 달리던 버스가 있었다. 이 길은 비탈길인데다가 찻길 바로 옆은 가파르고 높은 벼랑이었다. 버스는 매일 두려움을 안고 이 길을 지나가야만 했다. 버스 안에는 많은 관광객이 탑승하고 있었다. 길이 너무나도 가파르고 비탈져서 버스는 빠른 속도로 산 아래 목적지를 향해 내려가고 있었다. “이게 웬일인가!” 버스 기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한 30미터쯤 앞에서 대여섯살난 어린아이가 버스를 등지고 걸어가고 있었다. 기사는 클랙슨을 울렸다. 하지만 아이는 무엇엔가 정신이 팔린 듯 버스를 피할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버스가 지나가야할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순간 기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어떻게 해?” 여기서 급정거를 해버리면 비탈길에서 버스는 균형을 잃어 길 옆 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