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길
산 비탈길을 위험스레 달리던 버스가 있었다.
이 길은 비탈길인데다가 찻길 바로 옆은 가파르고 높은 벼랑이었다. 버스는 매일 두려움을 안고 이 길을 지나가야만 했다.
버스 안에는 많은 관광객이 탑승하고 있었다.
길이 너무나도 가파르고 비탈져서 버스는 빠른 속도로 산 아래 목적지를 향해 내려가고 있었다.
“이게 웬일인가!”
버스 기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한 30미터쯤 앞에서 대여섯살난 어린아이가 버스를 등지고 걸어가고 있었다.
기사는 클랙슨을 울렸다.
하지만 아이는 무엇엔가 정신이 팔린 듯 버스를 피할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버스가 지나가야할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순간 기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어떻게 해?”
여기서 급정거를 해버리면 비탈길에서 버스는 균형을 잃어 길 옆 벼랑으로 떨어질 것은 당연하고, 그렇다고 그냥 직진하자니 앞에 걸어가는 어린아이가 죽음을 당할 처지에 있었다.
기사는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에 엄청난 선택을 해야만 했고, 짧은 시간동안 많은 생각들이 스치며 지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 기사는 결심을 한 듯 버스를 그대로 아이가 있는 쪽으로 향하고 말았다.
비록 저 어린아이는 희생하지만 이 버스 안에 있는 많은 승객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미안해.” 하며 기사는 눈을 꼭 감았다.
잠시 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버스는 빠른 속도로 아이를 치고는 한참을 더 가서야 멈출 수가 있었다.
승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차에 치어 목숨을 잃은 어린아이를 본 승객들은 기사에게 원망어린 눈빛으로 쳐다보며 따지듯이 말했다.
"살인자! 악마! 당신은 살인자야."
승객들은 자기들을 위해 그럴 수밖에 없었던 기사의 마음을 알면서도 싸늘하게 식어버린 어린아이의 얼굴을 보며 기사를 한없이 원망했다.
기사는 어린아이의 시체를 꼭 끌어안으며 하늘을 향해 통곡을 했다.
“미안하다. 아들아.”
그리고 말을 이었다.
“듣지도 못하는 너에게 이 애비가 너무나도 몹쓸 짓을 하고 말았구나. 정말로 미안하다. 아. 들. 아."
버스 기사는 아들을 품에 안고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퍼온 내용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