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46

26.알래스카 항구 놈

알래스카 서쪽 비교적 큰 항구에 기항해 보급품과 인원을 승선시키는데… 26. 알래스카 항구 놈 알래스카 놈(Nome)에 가까워졌다. 육지가 가까워질수록 바닷물은 조금씩 싱거워지면서 염분은 31.0‰로 내려갔다. 아마도 유콘 강 등에서 흘러나온 강물이 해빙을 녹였기 때문일 것이다. 7월 13일 저녁시간의 기온은 6℃, 풍속 17m/s. 북풍이 불고 파도는 2미터까지 치솟았고, 몸이 가늘게 떨릴 정도의 한기가 스며들었다. 흔들리는 수평선 위로 세인트로렌스 섬이 보였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베링해협 앞을 턱 막고 서 있는 큰 섬이었다. 갑판원이 육지가 보인다고 소리쳤다. 알래스카 대륙에 가까워짐을 알 수 있다. 북위 62° 서경 170°의 하늘은 황혼에 젖었다. 뭉치 구름을 비집고 나온 태양은 붉고 눈부셨다..

25.베링해로 들어서다

알류산열도로 둘러싸인 베링해로 들어가면 포근한 엄마의 품안에 안긴 기분 25. 베링해로 들어서다 부산을 출항한 지 일주일. 배는 많이 흔들리지 않았지만 가끔씩 크게 출렁였다. 해무가 끼기 시작하면서 시야가 좁아졌고 피칭(전후 상하 흔들림)을 하기 시작했다. 캄차카 반도 남동 200해리 바다를 지나가고 있다. 알래스카 놈(Nome)까지는 1,500해리 남았으므로 5일 더 항해해야 한다. 이틀 후면 베링해(Bering Sea)로 들어간다. 춥고, 바람이 세고, 파도가 높은 바다로 알려져 있지만, 겨울에 그렇다는 얘기이고 지금 여름은 호수처럼 조용하다. 주위 바다는 안개로 이불을 덮은 듯 시야가 절망이다. 지팡이로 더듬어서 가야 할 지경이다. 레이더의 도움이 없다면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 오후 들어 안..

24. 쓰가루해협 통과

태평양에서 다른 배 친구와 통화가 가능하다고? 친구 그녀들은 행복했다 수다를 떨 수 있어서… 24. 쓰가루해협 통과 선위(船位)를 체크해보니 배는 42N 142E를 통과하고 있었다. 일본의 혼슈와 홋카이도 사이의 쓰가루해협을 통과했음을 알 수 있다. 드넓은 바다에 진입하니 너울이 커지고 배가 좌우로 흔들렸다. 그러나 얼마가 지나자 여름의 태평양은 이름 그대로 태평했다. 태평한 바다에서 험난한 남극기지에 관한 특강이 있었던 것은 특이하다. 북극 항해를 위해 남극에 갔다 온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요청 때문이었다. 현실감이 떨어질 것 같은 데도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얼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냉각효과 덕분이다. 멀리 대형 컨테이너선 두 척이 지나갔다. 한 척은 한진 소속 컨테이너선, 다른 한 척은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