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탐사항해 7

34.선상파티

탐사항해 임무를 끝내고 한국으로 귀항할 준비 선상파티로 서로를 위로합니다 34. 선상파티 북극탐사 항해는 대체로 성공리에 끝마쳤다. 사흘 후면 놈 항에 입항하며 많은 사람들이 하선하게 된다. 사람들은 저마다 귀국일정을 헤아려보면서 비행기 시간과 호텔 예약, 서울 도착 시간을 살피면서 이것저것 생각하기에 바쁘다. 특히 여름 휴가철이라 호텔이나 항공기 예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저녁 식당에 들어선 해양기상 연구원은 눈이 둥그레졌다. “배를 탄 이래 이렇게 많은 음식 처음 보네.” 해삼, 장어, 육회, 연어, 새우…… 쇠고기, 돼지고기…… 칠면조 고기는 웬일이람? 초밥, 김밥, 샌드위치, 장터국수…… 포도, 수박, 토마토…… 송편, 찰떡, 색깔떡…… 등등 포도주로 시작한 술은 산사춘, 복..

31.얼음을 찾아서

북극탐사항해의 두 가지 과제는 북극항로 개척과 북극 개발 그래서 임무는 중요하고요 31. 얼음을 찾아서 배는 북위 76도를 따라 정서(正西)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멀리 해빙(海氷)이 보이나 그리 단단하지는 않아 보였다. 약한 얼음을 밀고 지나갈 때 해면에서 사각사각 얼음 갈아내는 소리가 들렸다. 당직을 마치고 아침을 먹을 때 양외란은 러시아 유빙항해사와 마주했다. “북극과 남극의 얼음 차이는 어떻습니까?” 양 극지를 다 경험한 그녀로서는 두 지역의 얼음의 차이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나 전문가의 견해를 듣고 싶었다. “남극의 얼음이 빨리 녹습니다.” 유빙항해사는 간단한 결론을 내리고 설명에 들어갔다. 남극의 해빙에는 해조(海藻), 크릴 등이 섞여 있어 빨리 녹는다. 해조는 해빙의 바닥이나 가운데에 들..

25.베링해로 들어서다

알류산열도로 둘러싸인 베링해로 들어가면 포근한 엄마의 품안에 안긴 기분 25. 베링해로 들어서다 부산을 출항한 지 일주일. 배는 많이 흔들리지 않았지만 가끔씩 크게 출렁였다. 해무가 끼기 시작하면서 시야가 좁아졌고 피칭(전후 상하 흔들림)을 하기 시작했다. 캄차카 반도 남동 200해리 바다를 지나가고 있다. 알래스카 놈(Nome)까지는 1,500해리 남았으므로 5일 더 항해해야 한다. 이틀 후면 베링해(Bering Sea)로 들어간다. 춥고, 바람이 세고, 파도가 높은 바다로 알려져 있지만, 겨울에 그렇다는 얘기이고 지금 여름은 호수처럼 조용하다. 주위 바다는 안개로 이불을 덮은 듯 시야가 절망이다. 지팡이로 더듬어서 가야 할 지경이다. 레이더의 도움이 없다면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 오후 들어 안..

24. 쓰가루해협 통과

태평양에서 다른 배 친구와 통화가 가능하다고? 친구 그녀들은 행복했다 수다를 떨 수 있어서… 24. 쓰가루해협 통과 선위(船位)를 체크해보니 배는 42N 142E를 통과하고 있었다. 일본의 혼슈와 홋카이도 사이의 쓰가루해협을 통과했음을 알 수 있다. 드넓은 바다에 진입하니 너울이 커지고 배가 좌우로 흔들렸다. 그러나 얼마가 지나자 여름의 태평양은 이름 그대로 태평했다. 태평한 바다에서 험난한 남극기지에 관한 특강이 있었던 것은 특이하다. 북극 항해를 위해 남극에 갔다 온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요청 때문이었다. 현실감이 떨어질 것 같은 데도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얼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냉각효과 덕분이다. 멀리 대형 컨테이너선 두 척이 지나갔다. 한 척은 한진 소속 컨테이너선, 다른 한 척은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