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 2

불쌍한 유부남들

카페에 들어선 한 젊은이가 카페 구석에 잔뜩 풀이 죽어 앉아 있는 다른 동료를 보았다. “장 대리 여기서 뭘 해? 집에 간다고 하지 않았어?” 송 대리가 들어오면서 묻자 장 대리는 고개를 들었다. “아까 퇴근해서 집에 갔어야 했는데… 슬픈 일이 있어서 집에 천천히 가려고… 기분도 꿀렁하고 해서.” “부모님은 다 살아계시니, 혹시 할아버지 제사야?” “그보다 더 슬픈 날이야.” “더 슬픈 날이라고? 무슨 날인데?” “오늘이 결혼기념일이야.” “결혼기념일에 왜 한숨을 쉬어? 좋은 날인데.” “미안. 너까지 슬프게 해서.” “그럼 말을 해하지. 내가 지금 현금이 없어서… 조의금은 카카오로 보내줄게.” “아, 돼, 됐어. 너도 결혼기념일이 올 거잖아. 나도 못 챙겨줄 거니 서로 퉁 치자. 미안. 마음만 받을게...

스님의 이혼

스님이 변호사를 만났다. “성불하십시오.” 카페에 들어선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며 인사하자, 노트북을 앞에 두고 타이핑 준비를 하고 있던 변호사는 얼굴을 찡그렸다. “저는 기독교여서 다른 쪽으로 가보시지요.” 상대의 무뢰한 행동에 개의치 않고 스님은 얼굴을 앞으로 내밀고 말했다. “혹시, 장기독 변호사님 아니십니까?” 변호사는 당황했다. “예? 그럼 방금 통화한 임대불 고객님이신가요?” “예, 예, 그렇습니다.” “아, 고객님이 스님이셨나요? 몰라 봬서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본격적 상담에 들어갔다. “아니, 저한테 의뢰하신 게 이혼소송인데… 스님이 이혼소송을…?” “제가 이혼이라는 걸 한번 진행해 보려 하는데, 잘될지 모르겠네요.” “아, 제가 여러 직종에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