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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세월(보도 기사)

세월호 8주기를 맞아 해운인이 세월호 사고의 참상을 다룬 다큐소설을 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선장 출신의 성용경 작가는 세월호 사고의 전 과정을 피해자의 시선으로 풀어낸 소설 를 18일 펴냈다. 은 편의상 소설의 형식을 빌렸지만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결코 잊을 수 없는 우리의 아픈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 기록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과 인양, 직립, 인천-제주항로 재취항 등 세월호 사고 이후 8년간 일어난 일들이 허구적 장치를 빌려 밀도 있게 서술된다. 성용경 작가는 한때 상선을 타고 원양을 누비던 선장 출신의 해운인이다. 바다에서 일한 경험이 세월호 사고를 더 깊게 해부하고 들여다볼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그는 선박 침몰, 이해할 수 없는 구조 상황, 고통 속에 살아가는 생존자와 ..

내 조끼는

5년 동안 머슴살이를 하다가 새경으로 산등성 밭 하나를 얻어 살림 나온 노총각 강쇠가 산비탈에 초가삼간 하나를 짓고 화전을 일구어 이제 토실한 살림살이를 꾸려나가고 있었다. 눈발이 휘날리는 어느 겨울 저녁 군불을 잔뜩 지핀 뜨뜻한 방안에 누워 색시 얻을 생각만 떠올리는데, 바깥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강쇠 있는가?” “어, 예?” 귀에 익은 목소리에 문을 여니 윤첨지 안방마님이 보따리 하나를 이고 마당에 들어서는 게 아닌가. 강쇠는 맨발로 펄쩍 뛰어나가 “아이구, 마님 이리 주십쇼.” 하며 보따리를 받아 들었다. “그저께 김장했는데 자네 몫도 조금 챙겼네.” 보따리를 받아든 강쇠는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우두커니 선 채 핑 도는 눈물을 참아야만 했다. “아이구 마님?” “자네 살림은 어떻게 하나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