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바나나 쟁탈전

바나나 쟁탈전(제7회)

오선닥 2013. 11. 12. 15:13

1991년

전쟁 같은 바나나 수입

 

가격폭락은

또 하나의 사건을 초래

 

피해를 당한 사람과

피해를 벗어난 사람이

 

동류의식을 느끼고... 

 

  

 

 

 

바나나 쟁탈전

 

제7회(마지막 회)

 

 

14. 떠난 자와 남은 자

 

쓰러진 사람의 얼굴은 옆으로 뉘어 있었다. 바닥 타일에 놓인 옆머리에서 피는 보이지 않았다. 환자의 목에서 힘줄이 움직이고 눈꺼풀은 내려앉아 있었다. 약한 심장박동은 병원 이송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홀에서 급히 내려온 세 사람이 할 일은 쓰러진 자의 가슴을 짚어보고 눈을 지켜보는 것이다. 혹시 눈동자라도 풀릴까 봐.

 

앰블런스가 현장에 달려온 것은 사고 후 10분경.

의료진은 바닥에 머리가 부딪힌 것을 확인했다.

 

“뇌진탕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네요.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아봐야겠어요.”

 

의료팀장은 미심쩍은 듯 말하고 이동을 서둘렀다.

 

한영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는 인공호흡기를 달았다. 인턴과 간호사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심장박동 그래프가 갑자기 낙하했기 때문이다.

 

조종채 전무는 심장마비로 죽었다. 병원에 도착한 지 5분 만이다. 병원 앞 뜨락의 나무에서 낙엽 떨어지듯 숨을 떨구었다. 허무를 강조하려면 인생을 거울 앞에 놓아봐야 한다는데.

 

할 말도 많았을 것이나 한마디 남기지 않고 그는 갔다. 적어도 바나나에 대해서 한마디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시간도 갖지 못했던가.

 

오후 9시 20분이라는 시각은 한 인생이 이 세상을 마감하고 저 세상으로 건너간 경계선이다. 선 하나만 넘으면 구경거리가 판이하다. 이런 선을 언제 넘을지 모르면서 까부는 인생이 딱하기만 하다.

 

부인이 도착한 것은 흰 천이 덮인 후였다. 교외로 동창회 모임에 나갔던 부인은 삐삐를 가진 친구 덕분에 겨우 연락이 닿아 그나마 사고 소식을 빨리 접하게 된 것이다.

 

술집에서 동석한 세 사람은 부인이 나타나자 갑자기 죄인이나 된 것처럼 고개를 떨구었다. 부인의 시선이 세 사람의 어깨 위를 차례대로 지나갔을 때 오선덕의 어깨에 마비가 온 것 같았다.

 

“형수님, 죄송합니다.”

 

오선덕의 목소리는 납덩어리처럼 가라앉았다. 그는 지구가 돌고 있음을 처음으로 느끼는 사람처럼 현기증이 나려 했다.

 

부인은 시체에 엎드리고 말았다.

 

“안돼! 안돼요! 아침에 멀쩡했던 사람이 이럴 수가?”

 

주위 사람들은 석고처럼 잠잠했다.

주변이 잠잠할수록 그녀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이 일을 어떡해요. 오 상무님, 애들 셋을 나 혼자서?”

 

모든 벌은 오 상무가 받아야 할 판이다. 말랑한 바나나에 죄를 덮어씌울 수는 없을 것이다. 옆에 서 있는 정 사장과 배 사장도 어쩔 줄 몰라 했다.

 

“사모님, 저희들이 잘못했습니다.”

 

죽은 자 앞에선 살아있는 자 모두가 죄인이다.

 

재희 고3, 재은 고1, 재성 국6, 그리고 아흔이 넘은 시어머니. 미망인의 머릿속에는 차례대로 캄캄한 얼굴들이 들어왔다. 떠오르는 얼굴마다 울음을 터뜨리는 건반처럼 느껴졌다. 음의 높낮이가 달랐다. 가장 나이어린 아들의 건반이 가슴을 더 찢어놓았다.

 

“둘로 충분한데 셋이나 낳아가지고…….”

 

마침내 미망인의 울음은 유족이면 누구나 보편적으로 거쳐 가는 한탄 대목에 이르러 최종정리를 했다.

 

조 전무는 아침에 집을 나올 때 고3 재희를 위해 특별히 책상 위에 쪽지를 남겨놓았다. ‘아빠가 늘 집에 늦게 들어와서 미안하구나. 공부하느라 애쓰는 우리 장녀 재희, 파이팅!’ 이 부분이 미망인을 더 슬프게 만들었다.⌟

 

장례식은 회사장으로 치렀다. 문상객을 맞는 임원들은 무거운 침울 때문에 고개가 숙여졌다. 휘어진 바나나 모습들이었다.

 

어제 전무실에서 정리한 유품은 간단했다. 두툼한 점퍼, 잠옷바지, 책 몇 권, 다이어리……. 점퍼와 잠옷은 야전침대 생활에 긴요하게 사용됐음을 짐작케 한다.

 

책상 밑에 놓인 쌍절곤은 평소 이소룡 무술영화를 좋아한 조 전무의 취미를 그대로 보여줬다. 한편 쌍절곤 막대기에 달린 체인은 마치 작은 앵커체인을 연상시켜 마도로스의 직업의식을 되살리기도 했다.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기 위해 쌍절곤을 얼마나 흔들었을까.

 

오선덕과 홍미라가 함께 유품정리를 했다. 홍미라가 책상서랍에서 특이한 것을 발견하고 오선덕에게 보여줬다.

 

“상무님, 이거 자녀들 등록금 영수증 아녀요?.”

 

“어디 보자.”

 

오선덕이 받아든 영수중은 재희와 재은의 고교 2학기 등록금 영수증이었다.

 

“정말 지독한 선배시로군.”

 

회사에서 지원하는 자녀 등록금조차 신청하지 않은 것이다. 바나나 영업 실패에 대한 죄책감이 얼마나 컸을까. 오선덕은 자신이 대신 챙겨주지 못한 것이 못내 후회스러웠다. 물론 그런 사실을 알 수 없었지만.

 

유품정리를 보고받은 전두강 부사장은 눈시울을 적셨다. 고인의 영업 전략에 불만을 품었던 그였지만 유품은 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 양반이 이렇게까지? 난 그런 줄도 모르고…….”

 

이사회에서 고인의 큰딸에 대해 대학졸업까지 등록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15. 원 플러스 원

 

“오 상무님, 저희들도 일정 책임이 있지 않은가요. 작은딸 학자금을 제가 돕고 싶은데 상무님의 생각은 어떠세요?”

 

장례식이 끝나고 정다남 사장과 일식집에서 점심식사 자리를 가졌을 때 그녀의 제안이었다. 오선덕은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준비돼 있지 않았다.

 

“돕는다면 제가 도와야지, 정 사장님이 왜?”

 

“아녀요. 전 정말 마음 아파요. 술을 사겠다고 한 사람이 저잖아요.”

 

그녀는 자신의 책임이 크다는 죄의식에서 빠져나오질 못하는 것 같다. 사업하면서 이런 일 처음이라며 죄책감에 사로잡혔다.

 

오선덕은 정 사장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형수님한테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제가 할 일을 정 사장님께서…….”

 

“오 상무님은 자녀도 있고 쓰임새도 크실 텐데. 저는 독신이고 사업체도 있잖아요. 사업이 잘 되도록 응원만 해주세요.”

 

“정 사장님, 감사합니다. 응원은 얼마든지 해드리겠습니다만.”

 

감사한 나머지 오선덕은 정 사장의 손을 꼭 잡았다. 무의식적으로 잡은 손이었는데 어딘지 힘이 들어갔다. 자연스러웠던 분위기가 갑자기 어색해졌다.

 

“오 상무님 이제 솔직하세요. 손 한 번 잡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리다니. 전 절대 상무님의 가정에 가루 뿌리지 않아요. 독신자도 어딘가에 의지하고 싶은 맘 그것 뿐예요. 더도 덜도 아녀요.”

 

오선덕은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평소 훈련돼 있지 않다.

 

“…… 저 맘도 이상하네요. 정 사장님.”

 

사랑엔 도둑심뽀가 있는가보다. 오선덕은 자신을 의심했다.

멍한 침묵을 그녀가 깼다.

 

“오 상무님, 호칭을 다남 씨라고 부르면 안 되나요?”

 

“사장님을 달리?”

 

“바나나를 하면서 오 상무님과 친해지고 싶었어요. 이때만큼 제 이름을 남이 불러주길 원해본 적이 없었어요.”

 

“다남 씨, 바나나 때문에 맘이 약해지신 거 아녀요?”

 

“여장부가 이렇게 된 거 선덕 씨 때문이라고요. 그냥 넘어가실 건가요?”

 

“그럼 죄값을 받겠습니다.”

 

오선덕은 자신도 모르게 말하고 말았다. 죄값이라는 게 바나나 때문인지 사랑 때문인지 애매모호했다. 정다남은 바나나로 맺은 인연이 해상투기로 버려지는 바나나와 같이 되지 않길 바랐다.

 

“저는 이 인연을 악연으로 보지 않아요. 오히려 오 상무님은 제게 늘 힘이 됐어요.”

 

생선회 한 조각을 오선덕의 접시에 놓아주고 정 사장은 말을 이었다.

 

“그런데, 고인의 경제사정이 어떠셨어요?”

 

“고인은 욕심하고는 촌수가 멀어 늘 집 하나로 만족한다고 말하곤 했어요. 특별히 저축해 놓은 것은 없는 것 같지만.”

 

“하필 그런 분이…….”

 

여자는 뭔가 결심했다는 듯 아랫입술을 굳게 물었다. 한쪽 보조개가 모처럼 매력으로 나타났다.

 

“며칠 동안 생각해봤는데, 저 바나나 인연을 지금부터 다시 만들어나갈까 해요.”

 

“그게 무슨 뜻입니까?”

 

“저 바나나 사업 본격적으로 시작할까 합니다.”

 

“네?”

 

“믿기지 않으시죠? 정말에요. 바나나요리 연구소를 설립할까 합니다. 바나나 수입사업 덕분에 바나나 공부를 많이 했어요. 생각보다 바나나에 영양이 풍부하고 요리의 종류도 다양하다는 걸 알았답니다.”

 

정 사장의 사업계획은 바나나를 이용한 요리의 개발이었다. 가령 바나나 과자나 바나나와 견과류를 이용한 수험생 전용 간식, 바나나 쉐이크 같은 젊은이 기호품 등 다양한 레시피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덕 씨 전 ‘원 플러스 원’(1+1)을 참 좋아해요.”

 

“공짜 심리이신가 보네요.”

 

“공짜가 아니라 시너지효과지요. 예컨대 ‘사랑 플러스 사업’이라든가.”

 

“다남 씨는 사업 재능이 특출하시니까 그럴 수 있겠네요.”

 

“그런데 문제는 ‘원 플러스 원’사업이 두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도와주실 거죠?”

 

“바늘 가는 데 실 가겠습니다.”

 

“고마워요 선덕 씨. 사랑한다고 말해도 되나요?”

 

물 흐르는 모습이 이런 게 아닐까.

이번에는 오선덕이 생선회 조각 하나를 정 사장 접시에 놓았다.

 

 

 

16. 사랑의 힘

 

일주일 후 오선덕 상무와 정다남 사장은 미망인을 커피숍으로 초대했다. 위로해주고 싶었다. 그 옛날 세시봉이나 르네상스, 돌체 등의 고전적인 음악실은 아니지만 클래식 분위기가 물씬한 지하 커피숍이다.

 

‘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상호의 숍은 낮인데도 실내는 손님의 얼굴이 은은하게 보일 만큼 밤 같은 분위기다. 최근 길게 풀어서 상호를 짓는 게 유행이다. 명동 입구의 어떤 가게는 ‘사랑따라 명동까지’라는 이름으로 은근히 손님을 유혹하는 간판을 걸어놓기도 했다.

 

커피 향이 워낙 진해 연기를 타고 명동골목으로 퍼져 나가는 것 같다. 백 미터쯤 떨어진 중앙우체국 안까지 도달하면 향기가 전국으로 배달될 것 같은 느낌이다.

 

“형수님 힘내세요. 정 사장님께서 재은 학자금을 지원하겠답니다.”

 

미망인이 두 모금 째 커피를 들이켰을 때 오선덕이 꺼낸 위로의 말이었다.

둘째 딸이 걱정되었는데 이런 희망을 주는구나. 미망인은 용기가 생겼다. 첫째 딸 재희의 학자금은 회사가 약속한 터라 비단 위에 꽃이 놓인 느낌이었다.

 

“고맙습니다만 이렇게 도움을 받아도 되는 건지?”

 

“정다남 사장님께서 장례식 때 이미 선한 일을 결심하셨더라구요. 마음 편히 성의로 받아주세요.”

 

오선덕이 나서서 설명했다.

정다남 사장은 두 손으로 미망인의 손을 잡았다.

 

“미약하지만 고인과 비즈니스를 같이한 사람으로서 작은 성의 표십니다. 용기를 내세요.”

 

막내인 아들 재성의 학자금은 오 상무가 힘 되는대로 돕겠다고 하자 미망인은 감동으로 눈물을 글썽이고 말았다.

 

“힘낼게요. 주위 분들이 이토록 도와주시니.”

 

오늘 화사한 옷을 입고 나오기를 잘했다고 미망인은 생각했다. 과부의 모습을 보이기 싫어 일부러 밝게 했는데, 보아하니 정 사장도 밝은 색상의 옷을 입고 나왔다. 가을 꽃물이 든 색깔.

 

커피잔이 비워지자 정다남 사장은 미망인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언니, 우리 바나나 펀치 두 개만 시킬까요? 한 번 맛보시면 단번에 혀가 녹는 기분을 느끼실 게요.”

 

갑자기 언니의 호칭을 들은 미망인은 의아해했다.

정 사장은 일부러 웃었다.

 

“놀라지 마세요. 오 상무님께서 형수라 부르시길래 저도 그냥 언니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아서요.”

 

바나나 펀치가 예쁜 유리컵에 담겨져 나왔다.

주문대로 두 컵이 나왔다.

 

“이건 여자들의 기호품예요. 오 상무님은 저와 같이 드시고요.”

 

정 사장은 펀치의 맛에 흐뭇해했다.

 

“맛있죠? 제가 색다른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언니께서 도와주시면 어떨까요?”

 

“어떤 사업인데 제가 필요합니까? 도와드릴 만하면 당연히…….”

 

“바나나 사업, 이 바나나펀치를 포함해서요. 제가 ‘바나나요리 연구소’를 설립하려고 해요.”

 

“……?”

 

미망인은 움찔했다. 하필 바나나 사업이라니?

 

“당연히 놀라시겠죠. 바나나의 공포가 아직 가시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전 바나나에서 명예회복을 하려고 해요. 값싼 바나나를 이용해 맛있는 요리를 개발하는 거랍니다.”

 

정다남 사장은 너무도 진지해 보였다. 그녀는 연구소 설립의 취지를 조목조목 미망인에게 설명했다.

“바나나는 영양가가 많아 특히 수험생에게 좋답니다. 우리가 개발하면 바로 언니 자녀들부터 혜택을 보게 되는 거예요. 수험생 자녀에게 헌신적인 한국 어머니들 보세요.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까. 상무님도 애가 둘이시죠. 대학 진학시키려면 영양가 높은 바나나요리 먹이셔야죠.”

 

“이제 겨우 중학생인데…….”

 

“애들은 금방 커요. 상무님, 제 사업계획 미지근하게 보지 마세요. 섭섭해집니다.”

 

그녀가 애를 낳아봤나, 키워봤나. 더욱이 수험생을.

사업 추진이 빠르면서 진지한 면이 보이는 여자의 정체를 좀체 이해하기 힘든 오선덕. 그녀의 매력 포인트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매력에 대답을 하고 말았다.

 

“전공과 관계없지만 적극 참여하겠습니다.”

 

“전 오 상무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 있잖아요. 가능하면 두 분과 함께 가고 싶어요. 실패한 사람들이 뭉치면 멀리 갈 수 있다는 확신이 섰습니다.”

 

이승만 박사의 연설문 같다.

정 사장의 색다른 꿈에 자연히, 그리고 거부감 없이 끌려가는 두 사람.

 

“바나나로 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습니까.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습니다. 언니와 오 상무님은 저와 함께 가셔야 합니다. 도와주실 거죠?”

 

두 사람은 마치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다. 너무도 일방적이어서 반론을 제기할 틈이 없었다. 그녀에겐 분명히 협조를 이끌어내는 어떤 마력이 있었다. 설득력인지 회유력인지 모르지만 열정이 넘치는 게 분명하다.

 

이 순간 오선덕은 그녀의 오른쪽 뺨 보조개에 빨려 들어가는 착각에 빠지고 말았다. 이미 그녀의 바나나 사업 계획이 오선덕의 정신을 훔쳐가 버렸다. 바나나 요리 사업의 설명을 듣고 있던 미망인도 뭔가에 홀리는 기분이었다.

 

사업계획은 바나나 요리의 장점을 살리는 것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바나나 롤빵의 혀를 감싸는 말랑한 맛.

바나나 쿠키의 입안을 사각거리는 경쾌함.

피자돈가스에 바나나 소스의 새콤한 맛.

바나나시럽과 바나나쉐이크의 혀를 적시는 부드러움.

고구마 바나나와 바나나 떡의 달짝지근한 식사대용.

 

다양한 레시피가 벌써 연구소에서 쏟아져 나오는 인상을 주었다.

 

젖산 억제로 피로회복, 노화 방지와 면역력 개선, 스트레스 해소, 위벽 보호, 변비 예방, 피부 미용……섬유질이 많아 다이어트에 최고라는 평가에 이르렀다.

 

“언니, 이래도 바나나 사업 하지 않을래요?”

 

정다남 사장은 사업을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다. 사업하는 중에는 사랑 같은 건 간식으로 생각할 법한 사람이었다. 어쩌면 오선덕은 이런 정 사장의 스타일이 좋았다. 사랑이 사업에 부담을 주더라도 바나나로 해결될 것 같았다.

 

“바나나는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

 

사업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정겨운 간식시간을 위해서.

바나나 쟁탈전으로 희생된 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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