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장난치는 자들

배출가스 감축(제17회)

오선닥 2019. 1. 11. 09:51

국민은 미세먼지로 곤욕
원전은 청정에너지로 분류
맑은 공기는 식량만큼이나 중요


▲자동차 배출가스





제17회



배출가스 감축


자동차는 도시오염물질의 65%를 배출한다.
전기차나 수소버스 등은 궁극적으로 자동차의 도시오염을 줄이는 교통수단이 될 것이다.


“뿌~웅”


사무실 김 과장의 바지를 통해 나오는 굉음?


“방귀를 그토록 자유분방하게 배출하면 어떡해요. CO2를 줄여야 하는 파리협정 모르시나요?”


환경부 사무실에서 일어난 돌발 상황이 웃음으로 발전했다.
이단아의 코멘트가 졸지에 환경부 직원들로 하여금 파리협정이 방귀까지 규정하는지 궁금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소의 부족이 시급한 문제이지만 안전문제로 들어가면 다소 불안하다. 충전소의 충전기가 불량하여 감전 사고를 생각해 봤는지? 분전반에 문이 열려 있다면 위험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눈비 가림막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죠.”


이야기가 전기차로 옮겨가자 커피잔을 잠시 내려놓은 여성 임 계장이 의견을 표시했다. 물기는 감전사고의 주요 원인이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는 것.


자동차안전하자심의회의 확충이 시급하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인도된 지 1년 이내, 주행거리가 2만km 이내 신차의 고장이 반복될 때는 교환 또는 환불해주는 것은 잘한 규정이다. 하자가 네 번 이상 발생할 경우도 교환 또는 환불 대상이다. 수리기간이 30일 넘겨 걸려도 같은 대상이다.


규정이 이런데도 교환, 환불, 수리를 미적거리며 버티기 하는 업체들을 귀엽게 봐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수소버스는 달리는 청정기라고 한다.


“달릴수록 공기가 청정해진다는 뜻인가요?”


이단아가 현대수소버스 공장을 방문했을 때 수석기사에게 물었던 질문이다.


“수소버스가 많으면 많을수록 공해 차 운행이 감소한다는 뜻이죠.”


그럼 그렇지.

2022년까지 전기차 43만대, 수소차 6만5000대로 증가한다면 미세먼지는 많이 감소할 것이다.


“현재의 석탄․중유 발전소 42기의 가동중단이 미세먼지 감축에 더 효과적이지 아닐까요?”


“물론입니다만 수소차는 공기오염 제로이기 때문에 수소차 효과가 대단히 크죠. 현재의 경유 경찰버스 800여대도 수소버스로 바꿀 예정이랍니다.”


수소버스 가격과 충전소가 문제일 거라는 이단아의 지적에도 수석기사의 수소차 홍보는 계속된다.


“수소버스 갸격은 8억원 정도 되고,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는 1,600대 설치 예정입니다. 수소버스 15분 충전하면 300km 달릴 수 있습니다.”


“버스가격 8억원? 엄청 비싸네요.”


“공기청정의 대가로 그 정도는 치러야죠.”


“파리협정은 2050년까지 현 온실가스 배출량의 20%인 100억톤의 감축을 요구하는데 수소버스의 활약이 기대되는군요. 2100년까지 200억톤의 감축에도 큰 역할을 하겠어요.”
    
이단아와의 대화에 수석기사는 고무된 모습이다.

현대차는 수소차 연 50만대 생산을 위해 충주에 수소전지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

▲평창동계올림픽 셔틀버스로 이용된 현대수소전기버스



지난 15년 동안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전례 없는 기술 발전을 이뤘다.
풍력 및 태양열은 상당한 비용 절감을 가져왔는데, 아마도 시장의 성공과 정부 보조의 덕분이라고 하겠다.


지금 연료는 넘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수세기 계속될 것이다.
세일가스 영향이 크다.


15년 전 천연가스 공급은 충분치 않았다. 탄소 포집과 저장을 어떻게 하는지 몰랐던 탓도 있다. 지난해 미국은 1억톤의 CO2를 세일가스 채굴 암반층에 저장했다.


이제 CO2 저장은 큰 문제가 아니다. 20년 전에는 돈이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염수 대수층으로 CO2를 주입하여 일종의 염수형태로 지하에 머물게 한다. 염수 안의 CO2는 반응하여 아주 빨리 암반으로 변한다. 이 지하층은 기름과 천연가스가 있던 자리이기도 하다.


저탄소 에너지에 가장 유리한 곳이 미국이다.
이 나라는 풍부한 천연가스, 대량의 CO2 저장용량, 파이프라인 기반시설, 풍력 및 태양열을 위한 광대한 땅이 있다. 그러니 미국은 에너지 초강대국이다.


산림이 토지를 포동포동 살찌게 한다.
낙엽 쓰레기가 만든 바이오매스는 탄소 포집과 저장으로 바이오매스 에너지를 생성한다.


“임도 보고 뽕도 따는 결과를 가져오니 어찌 기쁘지 않으랴.”


환경부 막내가 말하는 임은 토지이고 뽕은 에너지가 될 수 있다.


배출가스의 감축기술과 공학원리가 만나면 기술 난제도 풀린다.
황산염 에어로졸을 대기에 주입하여 햇빛을 막아 지구를 냉각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데 문제 해결과 보상은 대척하기 마련이다.


강력한 허리케인의 원인은 온난한 해수와 온난한 대기 때문이다. 내포하고 있는 대량의 수분이 문제이다.


“세계는 지금 탈탄소화 추세인데 조기에 실현이 가능할까요?”


역시 막내의 질문이었다.
이것은 팀장이 답하면 좋을 것 같다.


“현재 에너지 80%가 화석연료인데 50년 내 제로배출을 해야 한다면 각국이 신재생에너지에 매진해야 할 것 같아요. 중국, 인디아, 영국, 프랑스 등은 20년 내 가솔린 및 디젤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가능할 수도 있겠군요.”


독일은 신재생에너지가 가장 발전된 나라이다. 1990년 5%인 것이 2017년 37%이다. 한국은 현재 7%에 불과하지만.


“그렇다고 탈원전 정책을 막무가내로 밀고 나가는 것은 무리한 것 아녀요?”


막내의 질문은 계속 수위가 올라갔다.
이러다간 김태우 행정관이나 신재민 사무관 쫑이 나지 않을까 불안하다.


환경부는 탈원전과 4대강 보 헐기에 심혈을 기울여 정부 정책을 뒷받침한다.
탈원전 때문에 전기료가 급상승하고 원전 수출이 불가하며 공학도가 사라질 상황인데도 정부는 마이웨이 질주다.


요즘 지자체에는 협동조합 설립이 유행이다.
특히 서울시가 현 시장의 대권 욕심과 맞물려 협동조합 늘리기에 아주 적극적이다.
태양광 수주는 협동조합에 몰리다시피 한다.


정권이 바뀌지 않았더라면 고급 실업자로 남아 있을 뻔한 한 인사는 태양광 사업으로 수십억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같이 운동했다고 하는데 무슨 운동인가는 아는 사람만 안다.


▲CO2 포집에서 저장 과정


▲한국은 탈원전 정책 재고요(사진 한울원전)



지태풍과 이단아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만난다.
만날 때마다 달콤한 데이트를 즐기리라고 추측한다면 그들을 너무 모르는 일이다.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투철하여 부정과 비리에 대해 한번이라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면 커피 맛이 달아날 정도이다.
 
요즘 임원 사표 종용 블랙리스트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환경부는 녹색과 녹색의 충돌로 골치를 앓고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로 나무를 베어 버리고 산을 깎아 내면서 환경훼손 논란에 휩싸이더니, 이제는 물을 오염시키는 수상 태양광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공론화하지 않고 일방적 집행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은 자업자득 아닌가요.”


늘 이단아로부터 지적을 받으나 실상은 그녀가 몸담고 있는 환경부의 문제이니 지태풍이 오히려 공격 포인트를 찾기에 안성맞춤이다.


“환경부 정책이 갈팡질팡 하는 바람에 국토마저 만신창이지.”


한국은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현재 7%에서 20%로, 2040년까지 40%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전국 200여개 협동조합에서 2,800호 농가에 태양광을 설치했다. 이로 인한 변화라면,


- 태양광 패널로 인한 농촌 삶의 변화
- 인체나 농작물에 대한 악영향
-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괴


가 지적될 것이다.


호수나 저수지 등에 설치했다면 이런 부작용이 예상된다.


- 수질오염과 수생생태 교란
- 태양광 폐패널 처리 문제(유리, 알루미늄, 실리콘, 구리는 재활용이 가능하나 납, 비소는 발암 및 신경 독성 물질)
- 태양광 패널 수명 20년(2040년 8만톤 예상)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저압 직류전기 40V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 먹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 봐요.”


“쌀이 부족한가, 아니면 소화가 잘 안 되는가?”


“장난치지 말고요.”


농으로 생각하는 지태풍에게 이단아는 정색을 하려고 애썼으나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블라우스를 문지르는 바람에 웃음이 비집어 나오고 말았다.


“전 세계 생산된 식량의 1/3이 버려지고, 1/3은 가축용으로 사용되고, 나머지 1/3만 우리 입으로 들어간다는군요.”


“아깝네. 카카오택시처럼 공유하면 어떨까? 땅을 공유하면 농토는 50% 절약된다고 하니까.”


두 사람이 이야기할 때는 환경 지식이 자연스럽게 교환된다.


“식량 낭비 못지않게 에너지 낭비도 심하고요.” 


인간이 생산하는 에너지 3/4은 낭비된다. 석탄발전소는 효율이 33%에 불과하니 2/3가 낭비된다는 의미다. 복합열병합발전소의 경우는 효율이 70%정도 된다. IT회사의 데이터센터에서 발산하는 열은 7천 가구의 난방열에 버금간다. 에어컨과 팬은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10%를 차지한다.


신혼여행지로 잘 알려진 인도양에 있는 몰디브는 인구 45만 중 15만을 수도 말레로 몰아넣었다. 여의도 면적의 1.5배로 평균 해발 2.5미터에 불과한 이 나라는 몇 십 년 내 침몰할 위기에 있다. 지구온난화로 저수지(호수)의 메탄 배출이 전체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1.3%를 차지한다. 큰 저수지는 석탄발전소와 맞먹는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탈탄소정책은 정책표준, 지원제도, 탄소가격, 연구개발 등을 포함한다.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서 어차피 에너지전환이 필요하다. 에너지전환이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것보다 싸게 먹힌다.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의 참가 70개국은 중국 GDP의 1/3를 차지한다. 참여국은 세계 인구의 2/3를 차지하고 전 세계 GDP의 30%를 차지하면서 중국 경제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에너지 매장량의 75%를 차지한다.


문제는 이런 육로와 해로 개발에 엄청난 콘크리트와 철강, 화학제품을 빨아들여 발전소, 광산, 도로, 철도, 공항, 컨테이너 항구를 건설하게 되는데 많은 나라가 환경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석탄 소비를 제한하지만 해외 석탄과 에너지 사용을 촉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25년 동안 석탄 소비가 1억톤에서 4억톤으로 증가했다.


▲고흥군 수상 태양광발전소


▲중국 일대일로



생각보다 세상이 빨리 변하는 것 같다. 그만큼 불안이 스멀스멀 등을 타고 올라와 촉촉한 땀으로 느껴진다. 불과 10년밖에 남지 않은 2030년에 현재 일자리 25억 개 중 80%인 20억 개가 소멸된다고 한다.


“악! 나는 어떻게 되나?”


누구에게나 악 소리가 날 만하다.
무엇이 일자리를 쪼그라들게 하는가.
맥킨지 연구소가 일자리를 강탈해가는 원흉 아홉 가지를 선정했다.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하기에 이를 다 열거하고 싶다.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첨단로봇, 무인자동차, 유전자 지도,
3D프린트, 자원탐사 신기술, 신재생에너지, 나노기술


지태풍이나 이단아의 경우 아직 미래가 창창하니 아홉 개 기술 중 하나라도 붙잡지 않으면 도태하고 말 것이다.


몇 십 년 전 버스 안내양을 밀쳐내듯 이제 운전기사마저 밀어내야 할 판이다. 아파트를 3D프린트로 찍어내는 날이 오면 건설업 일용근로자는 겨울 추위에 모닥불만 쬐고 있어야 하나. 심지어 외과의사는 로봇을 원망하며 방관자가 되어야 하고.


“앞으론 아버지들은 공룡처럼 멸종한다던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나 말해 놓고 후회되는지 이단아는 지태풍의 반응을 기다린다.


“왜 어머니가 아니고 아버지야?”


“체외수정이나 복제 기술로 아버지가 필요 없다더군요.”


“인공 자궁으로 어머니도 필요 없을 텐데…….”


“……? 그건 먼 훗날 얘기죠.”


“밭에 씨 뿌리는 기능마저 없어지기 전에 난 너와 결혼하고 싶어.”


지태풍은 핑계가 생겼다는 듯 은근히 이단아의 손을 잡았다.
험한 세상은 여자에게도 빨리 올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그녀는 거부하지 않고 손을 맡겼다. 사라지려는 것을 붙잡는 애절함 때문인지 잡힌 손들은 따뜻하게 느껴진다. 미래의 불안이 오늘을 더 똑똑히 챙겨야 하는 문제로 다가온다.


남아공에 분포돼 2만 마리의 코뿔소가 멸종으로 치닫고 있다. 마리당 100킬로그램의 뿔이 문제인데, 그램당 125달러나 된다고 하니 유혹받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연간 1,000마리가 도살되고 있다.


인간과 동물, 인간과 자연이 공존 공영하는 세상이 실현될 때 배출가스 감축 문제도 해결되리라.


▲신발제조 작업 로봇


▲코뿔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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