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트/돈이 한바퀴 돌고나니

돈이 한바퀴 돌고 나니

오선닥 2021. 4. 9. 14:45

 

관광객을 상대하며 살아가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여행객 한 사람이 와서 민박집에 방을 잡았고, 20만원의 숙박료를 지불 했습니다.

 

민박집 주인은 정육점으로 달려가서 그 동안 외상으로 밀려있던 고기값 20만원을 갚았습니다.

정육점 주인은 세탁소로 달려가서 그 동안 밀려있던 세탁비 20만원을 갚았습니다.

세탁소 주인은 맥주 집으로 달려가서 그 동안 외상으로 마신 맥주 값 20만원을 갚았습니다.

맥주집 주인은 민박집으로 달려가서 빌려 쓴 차용금 20만 원을 갚았습니다.

 

돈이 순식간에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돌아 다시 민박집 주인에게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여행객이 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20만원을 돌려받고 떠나 버렸습니다.

돈을 번 사람은 아무도 없고 돈을 쓴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나 마을에는 이제 빚진 사람이 아무도 없어졌습니다.

돈은 돌고 돌아야 돈이고, 구름은 흘러가야 구름이듯, 사람은 사랑을 해야 아름답게 보이는 법입니다.

 

저 하늘에 구름은 바람 없이 흘러갈 수 없듯이 말입니다.

지인의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