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트/질투심 유발 작전

질투심 유발 작전

오선닥 2021. 3. 23. 14:41

TV프로 장면(내용과 관계없음)

 

 

한 청년(동탁)이 자신의 여자친구(가연)를 골려주기 위하여 여자친구의 후배 아가씨(나경)와 짜고 몰카 작전을 편다.

동탁과 나경은 사무실 테이블을 마주하고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동탁: 가연이가 평소 질투심이 많아 골려주려고 하는데 나경 니가 도와줘. 일부러 너를 칭찬할 테니 가연 행동이 어떻게 나오는지 잘 봐.

나경: 알았어. 잘해볼게.

두 사람은 웃으며 성공을 다짐하는 뜻으로 하이파이브로 짝짝 했으나 손바닥이 빗나간다.

동탁: 벌써부터 잘 안 맞는데… ㅎ

그러면서도 속여먹는다는 흐뭇한 기분으로 두 사람은 마주보고 웃는다.

동탁: 나경아, 요즘 필라테스(요가 변형 운동) 잘되고 있어?

나경: . 열심히 하고 있어.

필라데스 교사인 나경의 활동을 두고 이야기하는 중 도어락 열리는 소리.

여자친구 가연 등장.

동탁: (가연을 향해) 어 왔어?

가연: 너희들 무슨 이야기하고 있었어?

동탁: (대답에는 무관심한 채) 가연아 커피 마실래?

가연: , 오빠.

동탁: 니 돈으로 사먹으면 안 되겠어?

가연: 너무하네. (희희낙락하고 있는 둘을 보고) 준비 좀 해놓지.

동탁: 밥 먹으러 가야지.

가연: , 난 아직 안 먹었어. 그럼 가.

동탁: 이 근처 동태 엄청 잘하는 데가 있어. 거길 가. 굴국밥에 동태매운탕, 코다리조림도 있지.

가연: , 거기 가자. 난 그런 한식 좋아해.

동탁: (나경을 향해) 나경은 한식 좋아해?

나경: 아뇨. 전 한식 싫어요.

동탁: 그럼 뭘 먹을래?

나경: 스테이크.

동탁: 그럼 스테이크 먹으러 가자.

가연: (심사가 뒤틀려 동탁을 향해) 한식 먹으러 가자며?

동탁: 나경이가 빕스(VIPS,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는데 뭐, 어떡해.

가연: (약간 토라져) 나보고 한식 먹으러 가자며?

동탁: 나경이가 스테이크 좋아한다잖아. 오늘 나경이가 오랜만에 온 자리이고. 굴국밥은 냄새나고 별로 안 좋을 것 같고.

가연: (어이가 없다는 듯) 그럼 스테이크 먹으러 가자.

 

메뉴는 스테이크로 일단락되었으나, 두 번째 놀림 작전으로 들어간다.

동탁: (나경의 입술을 보며) 입술 색깔 바꿨어?

나경: , 입생로랑.

동탁: (일부러 감탄하면서) , 입생로랑?

가연: (이것들 봐. 둘이 놀고 있네.)

동탁: 여자들이 입생로랑 좋아하고 샤넬 NO.5 좋아하는 걸 난 다 알아.

나경은 자지러지게 웃는다.

동탁: 내가 이렇게 생겼어도 알 건 다 알어.

가연: (그럼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옆에 생사람 앉혀 놓고 지랄들이야.)

가연은 옆방으로 갔다가 입술을 손질하고 돌아오는데,

나경: ! 언니도 입술 발랐네. 와 이쁘다. 완전 이뻐.

가연: (동탁에게 자신의 입술을 보여주며) 나 어때? 이뻐?

동탁: 입술은 왜 갑자기? 샘 오취리(한국 흑인 탤런트)인 줄 알았어. 아니 입술은 왜 바른 거야?

나경: , 오빠 언니 삐치겠다. 그만해.

동탁: 아 여기(나경의 입술) 보다가 저기(가연의 입술)보니까, 너무 다른데?

나경: 오빠 왜 그래? 장난치지 마.

가연: (이 아가씨 오늘 얄미운 시누이 컨셉 제대로 하네.)

나경: (가연을 바라보며) 오빠가 언니 이뻐하니까.

가연: 아니 아니야, 그만.

동탁: 가연아, 나 거짓말 못하잖아.

나경: (가연을 향해) 아니, 언니는 나보다 얼굴은 작고 가슴은 크고. 오빠가 이뻐해 하잖아.

동탁과 가연은 함께 웃는데,

동탁: (나경을 향해) 갑자기 그런 말을? 

나경: 이런 말 하니 오빠 너무 좋아한다. 나만 좋다며? 왜 갑자기? 언니는 얼굴 작고 가슴 크고. 그래서 그런 거야?

사태는 복잡해지기만.

가연: 됐어. 이제 그만해.

동탁: 내가 거짓말을 못해가지고. (가연을 향해) 내 진짜 미안해. (이번엔 나경을 향해) 나경은 피부 톤이라든지, 뭐든 잘 받는 것 같아. (나경의 손톱을 보며) 네일 같은 건 어느 샵에서 했어? 이쁜데.

가연은 핸드폰만 보며 무관심한 척.

동탁: (이번엔 나경의 옷차림을 보며) 블랙 블랙. 아래위로 블랙으로 맞췄네. 어울린다.

가연은 둘의 다정한 대화에 샘통이 나서 머리만 글적글적.

나경: (동탁의 손을 보며) 오빠 손이 나보다 더 예쁜데?

동탁: (나경의 손을 잡으며) 니 손 정말 예쁘다.

나경: 가늘지?

가연: (옆에서 쳐다보고만 있다가) 내 손 좀 봐, 나도 이쁘지?

동탁: 아니, 이 손 혹시, 할머니 손?

가연의 빡침이 있고, 나경은 가연을 달래려고 한다.

나경: (동탁을 향해) 오빠, 왜 그래?

가연: 할머니라고? 난 누드 톤이잖아. 누드 톤. 할머니? 너무 심하지 않아? 말을 왜 그렇게 해?

동탁: 내가 좀 심했어. 미안해.

가연: (토라져) 됐어. 할머니 손 봤다며?

동탁: 아이 미안해. (손톱 밑을 보며) 아 이건 때, 때 아닌가?

동탁의 언어는 갈수록 태산. 너무 황당해서 가연은 헛웃음으로 대꾸.

동탁: (가연의 삐침을 막기 위해) 손톱 이쁘다, 이뻐.

가연: , 됐어, 됐어.(극삐침)

나경: (몰카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ㅋㅋ ㅎㅎ

 

동탁은 화제를 다른 데로 돌린다.

동탁: 나경아, 필라테스 그거 어디서 한다고? 여의도서? 언제 한번 배우러 갈까?

가연: 그래, 필라테스 배우러 가자.

동탁: 그럼 나경이 강사지. 나경은 기럭지도 길고 유연하고.

가연: 무슨 비교를 그렇게 해. 비교할 필요가 있어? 선생님인데. 오빠 나도 한 유연 하잖아.

그러면서 상체와 두 팔을 돌리며 시연한다.

동탁: 방금 동작 통아저씨 같다. 정말이야.

가연: (동탁을 째려보며) 이 아저씨 옛날 사람이네. 통아저씨가 언제적 사람이야? 난 몰라.

마주보고 있는 동탁과 나경.

동탁이 화장지 하나를 뽑아 나경의 코밑을 문질러준다. 가연은 속이 상해 핸드폰을 만지다가 옆으로 보다가 자꾸 동작이 많아진다.

가연: 나도 화장지 한 장만 뽑을게.

동탁: 화장지를 그리 아무렇게 쓰면 돼?

가연: , 진짜, 물티슈 하나 가지고. 치사해. (얘는 입 닦아주고 난리를 치면서.)

동탁: 뭐야.

가연: 사람을 이렇게 불러놓고 막무가내로 하면 안 되지. 샘 오취리에, 할머니에, . 억장이 무너져. 오빠 같으면 화 안 나겠어?

동탁: 나경이는 나이가 어리잖아. 니가 이해해야지. 동생이 얼마나 이쁘니? (가연을 향해) , 너 우니?

나경: (당황) 언니 울어?

가연: (눈물을 훔치며) 안 울어. (잠시 후 겸연쩍게 나경을 향해) 그래 울고 싶다야!

동탁: 우는 거 아니지? 울지 마.

가연: 얘기하자며 이렇게 불러 앉혀놓고 둘이서만 얘기해? 나 빼놓고? 짜증난다. 너무 한 거 아냐?

동탁: (둘러대려 하지만) 영화보고 밥 먹고 하면 좋으니까.

가연: 아니, 사람 불러놓고 뭐 하자는 거야? 그리고 나도 예쁘게 화장하고 그랬는데 왜 나경이랑 나를 비교할 수 있어?

동탁: 나도 비교하기 싫었는데, 니들이 옆에 있어서. 자연히 그렇게.

가연: 오빤 말을 너무 심하게 하잖아.

동탁: 그런데 내가 안 보고 대화하면 남이 뭐라고 하겠어.

가연: 너무 서운하다. 정말 짜증난다. 오빠 그러니까.

동탁: 아니 그럼 어떡해. 아니 너도 이뻐. (이번엔 나경을 향해) 난 이런 스타일이 더 좋고. 넌 깜찍하고 애교도 많고 그렇잖아. 느낌이 다르잖아, 나경은.

나경: 오빠 왜 그래? 언니 민망해. , 가연 언니 이쁜데.

동탁: 언니도 이뻐. 물론 이쁘겠지. 그래도 느낌이 달라. (나경을 보며) 너는 발랄하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좋아.

동탁의 능글능글한 대화에 나경은 웃음을 참지 못해 고역 중.

나경은 장난으로 동탁을 주먹으로 친다.

동탁: 봐 나경아, 너 애교도 많고 너무 좋다. 난 이렇게 밝은 애들을 좋아한다니까. 나는 밝은 취향이야.

나경: (침울해 있는 가연을 보고) 언니 왜 그래? (가연의 눈에 눈물을 보고) 어떻게? 울고 있어? (동탁을 향해) 오빠가 책임져.

동탁: (가연을 보며) 진짜 우는 거야?

가연: 사람을 앞에 앉혀두고 니들이?

동탁: (이제는 연기를 끝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사실 이게 나랑 나경이가 몰카한 거야.

가연: ?

동탁: 질투심 유발 작전이야. (고개를 옆으로 돌려) 저기 카메라 봐. 있지?

가연: 뭐야. 저거.

가연의 주먹 폭탄이 동탁에게 가해진다.

가연: (나경을 향해) 너는 또 뭐야?

나경도 한 대 맞고.

세 사람의 웃음 폭탄이 터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