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바나나 쟁탈전

바나나 쟁탈전(제2회)

오선닥 2013. 9. 17. 20:06

1991년 바나나 수입개방이 시작하자

수입상은 수입과 판매 담합

 

운송선사는 운반선 늘리기로

분주했다

 

수익 결과는 예측불허~

 

 

 

 

바나나 쟁탈전

제2회

 

 

3. 냉장 운송

 

우리나라가 처음 바나나를 수입한 국가는 필리핀과 대만이다. 현지농장에서 재배된 바나나는 브랜드명으로 수입됐다. 수요가 늘어나자 멀리 에콰도르 남미산까지 수입되기 시작했다.

 

바나나 품종은? 작은 사이즈의 몽키 바나나, 자연산 붉은 모라도 바나나, 브랜드 스위티오 바나나…… 종류도 다양하다.

 

일반 바나나는 한 박스 13kg, 몽키는 7kg 규격이다. 바나나 한 묶음씩을 손이라 부르고, 박스에는 4~8손이 들어간다. 숫자가 클수록 바나나 크기는 작아지고 개수는 늘어나는 셈이다. 파란색일 때 따서 껍질에 검은 반점(Sugar Point)이 생길 무렵이면 가장 좋은 맛을 낸다.

 

바나나농장에서 수확해 종이박스에 비닐봉투를 깔고 그 속에 바나나를 넣어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봉투를 완전히 봉한다. 수출국 검역소에 샘플을 보내어 농약 등 수출규제 약품의 잔류검사를 실시한다.

 

파란색 바나나를 냉장컨테이너에 선적한다. 국내 수입 후에도 샘플을 채취하여 검사를 한 후 문제가 없으면 통관한다.

 

대부분을 가락시장 또는 각 지역의 대규모 농산물 시장을 통하여 유통한다. 소비자들이 먹을 때까지는 3~4단계의 유통단계를 거치게 된다.

 

성일호 같은 냉동운반선은 바나나를 상자 채로 선창에 싣는다. 선창온도를 섭씨 12.5도로 엄격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바나나는 온도에 워낙 예민해 여성의 클리토리스로 비교되기도 한다.

 

“바나나를 잘 다루는 분은 여성도 잘 다룬다고 보면 됩니다.”

 

수출상 치키타의 직원이 부두에 접안한 성일호에 승선하자마자 오선덕 상무에게 스스럼없이 말했다. 최적온도 유지의 중요성을 신체부위와 비교하는 것은 인상적이다.

 

직원은 필리핀에서 싣고 온 바나나 보관 상태를 알아보기 방선했다. 전문가답게 먼저 선창온도기록계를 보고 냉동기가 지속적으로 잘 운전되었는지를 확인했다.

 

오선덕은 과일 전문가의 견해가 궁금했다.

 

“과일 중 바나나의 운송이 제일 어렵다는데?”

 

“그래서 바나나 회사들이 화물선의 냉장설비와 숙성 지연 CA 방법을 개발했지요.”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법이란 냉장고 내에서 공기 중 이산화탄소와 산소의 비율을 조절해 과일의 신선도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보관법이다. 과일의 호흡 작용을 억제하여 저장력을 연장하는 것이다.

 

치키타의 설명은 이어졌다.

 

“요즘 널리 이용되는 이런 혁신적인 기술은 바나나 이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지요. 바나나가 과일수송 혁명을 일으킨 셈입니다.”

 

본선 선장은 바나나 운송이 처음이라 항차 내내 온도관리 때문에 긴장했다고 한다.

 

한국해운은 냉동선을 5척 보유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성일호다. 한국해운이 최초로 바나나 운송에 배선한 선박이다.

 

“바나나는 운송과 보관이 워낙 어려워 그동안 많은 연구를 해왔지요. 본선은 온도유지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치키타는 본선의 운송 상태에 만족해하는 것 같다. 성일호는 바나나 수송이 처음인데도 손상된 바나나가 거의 없었다.

 

농장에서 시장에 이르는 바나나의 궤적을 추적하는 ‘바코드’, 자유롭게 구매하는 ‘쿠폰’ 등 상업 마케팅계의 기술혁신이 바나나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바나나를 냉장고에 보관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좀 부끄러운 일이지만 옛날 치키타의 상술이었지요. 회사 직원으로서 부끄럽습니다. 냉장고에서 노란색이 갈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냉장 보관하면 바나나의 수명이 일주일은 더 길어져 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이지요. 다 옛날 얘기일 뿐입니다.”

 

“과거 잘못을 이실직고하시니 고맙고 다행이군요.”

 

오선덕은 의미 있는 웃음을 띠었다.

 

“다국적기업은 이제 뉘우치고 정직과 신뢰를 쌓으려고 노력합니다.”

 

 

 

4. 수입상 담합

 

바나나 가격(kg당) 형성은 대충 이랬다.

 

운임과 보험료를 포함한 수입가격(CIF) 500원에 할당관세 90%와 여기에 부가가치세 10%와 판매비용 10%, 마진 등 기타비용 100%를 합쳐 1700원으로 계산했다. 국산 바나나 시판가격(도매가격) 2,900원보다 40%나 저렴하다.

 

특히 바나나 수입량 5만 톤까지는 할당관세가 아닌 기본관세율 50%만을 적용해 시판가격이 1500원 선으로 떨어져 국산 바나나의 경쟁력은 그만큼 약화된다.

 

성일호에서 하역된 바나나는 김대두 사장에게 수입가격(CIF)의 절반에 해당하는 이익을 안겨 주었다. 운임 3억원과 모든 비용을 빼고도 10억원이 남았다.

 

오후 퇴근 무렵 김대두 사장은 오선덕에게 전화했다.

 

“오 상무님, 이주일이 출연하는 초원 아시죠? 저녁 7시 30분 거기로 오십시오.”

 

전화가 끊기려는 순간,

 

“참, 수입상 여사장 한 분을 모시고 가려 하는데, 괜찮으시겠죠?”

 

김 사장 혼자서 묻고 답하고 해서 약속은 쉽게 이뤄졌다.

 

초원은 한국해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차를 탈 필요 없이 걸어서 5분 거리. 김 사장이 강남 아닌 강북에 약속 장소를 정한 것은 오 상무에 대한 배려 차원도 있지만, 거래 상담에 화려하고 시끄러운 강남이 어쩐지 싫어서이다.

 

바나나처럼 휘어지고 좁아진 골목을 비집고 들어가면 허름한 지붕이 보이고, 그 지붕 밑에 키 낮은 출입구가 있다.

 

오선덕이 안으로 들어섰을 때 김 사장은 여성 한 명과 이미 자리를 같이하고 있었다.

 

“오 상무님 인사드리십시오. 이 분은 정다남 사장이고요.”

 

보라색 자켓에 흰색 바지가 어울리는 보통 키, 보통 미모의 여성이 머리를 숙이고 어깨를 굽혔다.

“정다남입니다. 김 사장님으로부터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동시에 같은 인사말을 한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고 자리에 앉았다.

 

정다남. 30대 중반의 여성. 월남해 자수성가한 아버지의 유산을 독차지한 무남독녀. 부모는 아들을 많이 낳기를 원해 이름을 ‘다남’이라고 지었지만 아들은커녕 딸조차 더 낳지를 못하고 외동딸을 애지중지하다가 몇 년 전 부부는 연년차로 세상을 떴다. 일에만 열중하는 딸을 끝내 결혼시키지 못한 채.

 

여성의 재력이 쩡쩡하다는 것은 김대두 사장의 귓속말. 오선덕더러 참조하라는 뜻이다.

 

최근 정다남 사장은 부모님이 남대문에서 크게 운영했던 포목상 규모를 줄여나가는 대신, 과일상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주변에선 당차게 장사를 잘하는 여걸로 알려져 있다.

 

김대두 사장은 옆의 여성 사장과 앞의 남성 사장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바나나 쟁탈전이 벌써 시작됐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무역과 판매에서 협조가 필요합니다. 협조하면 짧은 기간에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봅니다.

 

김 사장의 시선을 받은 정다남 사장은 알아들었다는 듯 여걸답게 그녀의 의견도 말하고 싶었다.

 

“가락시장의 배순욱 사장마저 힘을 합치면 서울지역 바나나 시장을 평정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배순욱 사장이 거론되자 오선덕은 깜짝 놀랐다. 작년에 바나나 선물을 들고 댁을 방문한 적이 있는 그 배 사장이란 말인가. 묘하다.

 

정 사장의 말을 듣고 김 사장은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는 듯,

 

“그럼 이 자리에 배 사장을 모셔볼까요. 이왕 여럿이 모인 좋은 기횐데…….”

 

김 사장은 다른 사람의 동의는 중요하지 않다는 듯 곧장 공중전화박스로 갔다. 마침 배 사장은 종로 본부에서 퇴근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김 사장의 간단한 설명이 끝나자 배 사장은 정확하게 20분 후 도착했다.

 

배순욱 사장 역시 오선덕 상무를 보자 적잖이 놀랐다.

 

“오 상무님, 어쩐 일이세요. 이 자리에 계시다니?”

 

배 사장은 서울이 넓지 않음을 새삼 느끼면서 오선덕이 내민 손을 잡았다. 바나나 같은 감촉이 손바닥에 전해지는 것은 세상이 온통 바나나 이야기 때문일지 모른다.

세 수입상과 한 해운사가 모인 자리에 천지를 진동시킬 만한 일을 꾸미지 말란 법이 없다. 김대두 사장은 힘이 나는 듯 자신의 결심을 밝히기 시작했다.

 

“그럼 성일호가 싣고 온 나머지 2천톤을 서울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배 사장님과 정 사장님이 700톤씩 가져가시고 제가 600톤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천만 인구의 서울은 바나나 시장만큼은 이 홀에서 몽땅 거래되는 느낌이다. 오선덕은 머리를 갸우뚱하면서 신기해했다.

 

김 사장은 경남 양산 보세냉장고에 저장해 놓은 바나나를 당장 서울로 올릴 태세다. 배 사장은 기대하지도 않았던 700톤의 물량을 얻게 되어 어리둥절하면서 김 사장의 배려가 감사했다.

 

정다남 사장은 자켓의 단추가 끊어질 것 같이 팔을 펴서 마주 앉은 배 사장에게 맥주를 권했다.

 

“배 사장님, 이 저녁 술맛 당기네요. 사업 얘기 끝났으니 제 술 좀 받으시죠.”

 

늦게 합석한 배순욱 사장은 여성의 잔을 받으며 색다른 술맛을 느꼈다. 이 여성과는 평소 커피 자리는 많았으나 술자리는 두 번째에 불과하다.

 

무대에서는 쇼가 계속된다. 이주일이 쇼를 마치고 하춘화를 무대에 올렸다. 14년 전 이리역 폭발사고로 둘은 오누이처럼 가까워졌다는 연예계 미담이 오늘 무대의 감동으로 이어진다. 국가적으로는 1977년은 수출이 폭발해 100억 달러를 달성했다. 폭발의 성격은 다르지만 폭발의 위력을 느끼는 것은 비슷한가 보다.

 

하춘화가 무대에 올라오자 홀은 더 화려하게 변한다.

 

사업 상담이 잘 풀리면 술맛이 부드러워지는 법. 정다남 사장 앞에 맥주의 빈병이 늘어났다. 이제 빈병에 푸념이 들어간다.

“하춘화가 저와 같은 30대 중반인 걸 모르시죠?”

 

“나이는 모르겠는데 두 분이 싱글이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만…….”

 

배 사장이 농담으로 말한 것이 민망한지 이어서,

“이주일이 저와 같은 나이라는 거 모르시죠? 쉰한 살…… 물론 유부남.”

 

말을 돌렸다.

 

하춘화의 싱글이 그다지 위로를 주지 못하고 외기러기의 우울이 정 사장의 술잔에 젖어들었다. 오 상무 쪽으로 몸을 돌리는 그녀는 건배로 술잔을 부딪쳤다.

 

“바나나 운송이 어렵다죠? 오 상무님께서 많이 가르쳐주세요.”

 

맥주가 2월에 이렇게 잘 받는 것은 처음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명태 새끼 노가리를 뜯는 정다남의 손가락이 능수능란했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손가락을 바라보며 신기하고 예쁘다고 느끼면서 오선덕은 주요 고객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 이런 자리가 행운으로 여겨졌다.

 

“세 분이 대한민국 수도의 바나나 시장을 평정하신 셈입니다. VIP고객님을 한 자리에서 모시게 되어 저희 운송회사로선 최대 영광입니다.”

 

오선덕은 확실히 영광된 자리에 앉아 있다. 김 사장, 정 사장, 배 사장. 각각 동대문, 남대문, 가락시장을 평정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다른 수입상들이 인정하든 아니 하든 그들은 오늘 만남에서 그렇게 주장하고 싶을지 모른다.

 

한국해운은 국내 유일한 냉동운반선사이다. 그러나 많은 외국 냉동운반선이 용선되는 마당에 ‘유일한’이라는 용어는 별 의미가 없다. 해운은 국제경쟁이다. 단지 국내 해운사와 수입상 간의 긴밀한 협조는 서로가 원하는 것일 수 있다.

 

 

 

5. 운반선 뺏기

 

바나나 수입으로 대박을 터뜨린다는 소문이 장안에 쫙 퍼졌다. 바나나의 바 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바나나 수입을 한다며 운송을 부탁할 땐 오선덕은 이건 아닌데, 자꾸 불길한 예감마저 들었다.

 

한국해운의 냉동선부에서 과일수송 업무를 담당하는 홍미라가 전화통에 매달리다 끝내 일을 못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곧 임원회의가 열렸다..

 

“오 상무, 급증한 수요 충당을 위해선 운반선 용선을 늘리는 게 어때요?”

 

조종채 전무는 굴러들어오는 시황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 상무로 승진함과 동시에 난생 처음 영업을 담당한 터라 의욕이 현실보다 앞섰다.

그는 오선덕의 대학 3년 선배로 금년 들어 부쩍 영업영역 확장에 정력을 쏟기 시작했다. 작년 영업실적이 좋지 않았던 것을 의식한 면이 있긴 하다. 사장 승진 욕심은 항상 그의 의식 가운데 잠재해 있다.

 

현장에서 시황이 시시각각 변하는 걸 피부로 느끼는 오선덕의 견해는 다르다.

 

“물론 현재의 시황은 좋습니다. 그러나 수입개방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 무리는 위험합니다. 바나나 수입계약과 운송계약 물량 상황을 보면 과열현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두 임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전두강 부사장이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나도 오 상무 의견과 다르지 않아요. 바나나 호황은 일시적인 것 같으니 보수적 전략을 견지하는 게 좋을 것 같소.”

 

절충이 이뤄졌다. 일단 자사선으로 운송하되 용선은 한 척만 하고 추후 상황에 따라 용선 척수를 늘리는 것으로 임원회의는 끝났다.

급진적 영업 전략에 총대를 멜 사람은 별로 없다. 1985년 해운통폐합 때 66개 선사가 17개 그룹선사로 정리된 사건의 여진이 6년이 지난 지금도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급진 전략을 주장했다가 개인적 몰락의 신세가 된 임원이 많았음을 잘 안다. 오너가 아닌 상황에서 자신의 무덤을 파는 행위와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종채 전무는 달랐다.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다. 왔을 때 가랑이를 잡아당겨야 행운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신념이 그를 사로잡았다. 승진은 결과물로 말해준다. 바나나 수입개방과 자신의 영업 담당은 하늘이 내려준 절묘한 조화다. 조 전무는 혼자서 호쾌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해운시장에서 바나나 운반선의 움직임이 관심대상이다. 대한민국 해안에 바나나 운반선이 밀고 들어온다. 부산, 마산, 군산, 인천…….

 

바나나를 외국 현지에서 계약해 놓고 배를 빌리지 못한 수입상은 마음이 타들어간다. 선박을 달라는 시장의 아우성에 한국해운은 용선 척수를 조금씩 늘여나가기 시작했다.

 

운임을 미리 내고 배를 빌리는 수입상이 늘고 있다. 운임이 제때 척척 들어오다 보니 해운사는 바나나만 실으면 운임 수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걸로 인식한다.

 

“비싼 바나나가 실려 있으니 담보는 충분하겠지요?”

 

김대두 사장은 고가의 바나나 화물을 들이대고 조종채 전무에게 후불 운송 약속을 받아내기에 이르렀다. 선불 운송계약만 고집하는 오선덕을 살짝 피해 그의 직속상관을 직접 찾아간 것이다. 전무의 마음은 바나나처럼 말랑하게 휘어져 김 사장을 기분 좋게 만들었다.

 

외상 운임이 자연스럽게 시장을 형성해 나갔다. 운임이 좋으니 수입상은 외국 운반선을 용선하는 데 혈안이 돼 갔다. 한국해운도 어획물 운송 비율을 줄이고 바나나 운송 쪽으로 영업 무게중심을 옮겨나갔다. 특히 미국 REX 해운사로부터 용선 척수를 늘여나갔다.

 

한국에 입항한 배는 바나나 하역 부두를 찾지 못해 장기간 대기 상태에 들어가는 상황이다.

 

바나나 수출국에서도 야단이다. 필리핀이나 대만, 태국 바나나만으론 부족하다. 에콰도르나 콜롬비아 바나나를 싣고 장거리 운송하는 6천톤짜리 대형 운반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종채 전무는 이번 바나나 영업에서 자신의 역량을 보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바나나 운송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맡겨 달라고 임원회에서 선포하기까지 했다.

 

“저렇게 무리할 필요가 없는데…….”

 

직원들이 의아해할 정도다. 그러나 조종채 전무의 귀에는 한국해운이 바나나 운송으로 히트를 쳤다는 소문밖에 들리지 않는다. 성공이란 이런 황홀함이 있구나. 그렇게 느껴졌다. 회사의 로고를 다시 만든다면 ‘대박’이라는 글자를 집어넣고 싶은 심정이다.

 

 

 

<다음회 >

'소설 > 바나나 쟁탈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나나 쟁탈전(제6회)  (0) 2013.10.25
바나나 쟁탈전(제5회)  (0) 2013.10.09
바나나 쟁탈전(제4회)  (0) 2013.10.03
바나나 쟁탈전(제3회)  (0) 2013.09.25
바나나 쟁탈전(제1회)  (0) 2013.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