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들어선 한 젊은이가 카페 구석에 잔뜩 풀이 죽어 앉아 있는 다른 동료를 보았다. “장 대리 여기서 뭘 해? 집에 간다고 하지 않았어?” 송 대리가 들어오면서 묻자 장 대리는 고개를 들었다. “아까 퇴근해서 집에 갔어야 했는데… 슬픈 일이 있어서 집에 천천히 가려고… 기분도 꿀렁하고 해서.” “부모님은 다 살아계시니, 혹시 할아버지 제사야?” “그보다 더 슬픈 날이야.” “더 슬픈 날이라고? 무슨 날인데?” “오늘이 결혼기념일이야.” “결혼기념일에 왜 한숨을 쉬어? 좋은 날인데.” “미안. 너까지 슬프게 해서.” “그럼 말을 해하지. 내가 지금 현금이 없어서… 조의금은 카카오로 보내줄게.” “아, 돼, 됐어. 너도 결혼기념일이 올 거잖아. 나도 못 챙겨줄 거니 서로 퉁 치자. 미안. 마음만 받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