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동상
마을 교회에 사람 크기만 한 예수 동상이 서 있었다.
그 동상 앞에서 기도하면 소원이 잘 이뤄진다는 소문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찾아와서 기도하며 소원을 말했다.
이 광경을 보아온 교회 문지기는 예수가 서 있는 곳에 자신이 한번 서 보는 것이 일생 소원이었다.
예수에게 소원을 말하며 여러 날 기도하던 중 정말 예수의 음성이 들렸다.
“네가 하도 소원을 말하니 딱 하루만 너와 자리를 바꾸겠다. 그런데 나와 한 가지 약속을 해야 한다. 누가 와서 어떤 행동이나 기도를 하더라도 너는 절대 말하지 말거라. 알겠느냐?”
문지기는 절대 침묵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그리하여 어느 날 문지기는 예수 동상이 되었고 예수는 문지기가 되었다.
문지기가 예수 동상이 되었을 때 첫 번째 사람이 왔다.
그는 부자였고 도박을 즐기는 자였다. 도박하러 가는데 돈을 잃지 않고 많이 딸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한참을 기도한 후 부자는 갔다.
그런데 돈다발이 들어 있는 가방을 깜박하고 놓고 나갔다.
문지기는 가방을 놓고 갔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지만 예수와의 약속 때문에 침묵을 지켰다.
조금 후 두 번째 사람이 왔는데 그는 가난한 농부였다.
자기 아내가 중병으로 누워 있는데 치료비가 없었다. 어떻게든 도와 달라고 기도를 마치고 돌아가려는데 돈가방을 보았다. 농부는 이것이 하나님의 응답이라고 생각하고 돈가방을 들고 나갔다.
문지기는 돈가방의 주인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예수와의 약속 때문에 이번에도 침묵했다.
얼마 되지 않아 세 번째 사람이 왔는데 그는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가는 청년이었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 기도를 막 시작하려는데 갑자기 돈가방을 놓고 간 부자가 달려왔다.
돈가방이 없는 것을 확인한 부자는 다짜고짜 기도하는 청년의 멱살을 잡고 돈가방을 내어 놓으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청년은 무슨 행패냐고 전후사정을 이야기했지만 성이 난 부자는 청년을 경찰서로 데려가려 했다.
청년은 자기는 지금 바로 배 타러 가야하기 때문에 경찰서로 갈 수 없다고 했다. 옥신각신하며 다투는 것을 본 문지기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그만 말해주고 말았다.
그래서 청년은 배를 타게 되었고 부자는 돈가방을 찾을 수 있었다.
그때 예수가 노한 음성으로 말했다.
“너는 나와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러니 내려오너라.”
그러자 문지기는 말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죄송하지만 그렇다고 화를 내실 정도로 잘못은 하지 않았어요. 잘못된 것을 바로잡았을 뿐입니다.”
이에 예수는 꾸짖었다.
“너는 나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만으로 잘못이 크다. 네가 개입해서 해결한 것보다 침묵했더라면 더 좋았을 걸 몰랐구나. 부자는 어차피 그 돈을 도박장에서 다 날릴 것이고, 돈이 농부에게 갔더라면 농부의 아내를 실릴 수 있었느니라. 그리고 청년을 그냥 두었더라면 바다에서 배가 침몰하여 죽는 일은 없었을 것이니라. 이제 침묵하라는 뜻을 알겠느냐?”
인간은 하나님의 깊은 뜻을 모른다.
자신의 판단이 최상인 줄 아는 인간은 지혜의 얕음을 깨닫고 늦기 전에 절대자의 깊은 뜻을 새겨야 한다.
(퍼온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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