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극지 탐사 항해 34

24. 쓰가루해협 통과

태평양에서 다른 배 친구와 통화가 가능하다고? 친구 그녀들은 행복했다 수다를 떨 수 있어서… 24. 쓰가루해협 통과 선위(船位)를 체크해보니 배는 42N 142E를 통과하고 있었다. 일본의 혼슈와 홋카이도 사이의 쓰가루해협을 통과했음을 알 수 있다. 드넓은 바다에 진입하니 너울이 커지고 배가 좌우로 흔들렸다. 그러나 얼마가 지나자 여름의 태평양은 이름 그대로 태평했다. 태평한 바다에서 험난한 남극기지에 관한 특강이 있었던 것은 특이하다. 북극 항해를 위해 남극에 갔다 온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요청 때문이었다. 현실감이 떨어질 것 같은 데도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얼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냉각효과 덕분이다. 멀리 대형 컨테이너선 두 척이 지나갔다. 한 척은 한진 소속 컨테이너선, 다른 한 척은 에버그린..

23.북극으로 향해 출항

▲한국해양대학교 전경 지난겨울 남극 탐사 항해를 마친 양외란 삼항사는 이번엔 북극 탐사에 참여하는데 북극 탐사 과정을 지켜보자 23. 북극으로 향해 출항 “방선 중인 분들은 하선하십시오. 곧 출항하겠습니다.” 양외란 삼항사는 선장을 대신해서 선내방송을 내보냈다. 배는 떠났다. 2010년 7월 1일 오후 5시 ‘쌍고동이 울어대는 이별의 인천항’을 출항한 것이다. 아라빙호는 북극 척치(Chukchi)해를 향해 나아간다. 가는 도중 부산과 알래스카 놈(Nome)에 기항하여 필요한 장비, 선식, 인원 등을 탑재할 예정이다. 떠나는 사람보다 남는 사람이 몇 배나 더 외로워진다는 말이 있다. 떠나는 사람은 목적이 있지만 남는 사람은 뭔가 상실감에 빠진다. 딸을 배 태워 보내는 전계린 박사는 쓸쓸하기 짝이 없다. 이..

22.이탈리아 기지 탐방

▲지진계 설치 남극 기지 건설을 위해서는 이웃 기지의 상황을 교훈 삼는 것이 좋지요 22. 이탈리아 기지 탐방 마리오쥬켈리 기지의 부두시설을 주의 깊게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 차가운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와 유빙, 폭풍에 잘 견딜 수 있는 부두의 설치가 남극 공사에 가장 어려운 점이면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리오기지의 부두도 1985년 기지 신축 이래 설치와 파손이 반복되어 세 번째로 2008년 다시 건설된 부두라고 한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다시 건설했지만 마지막 것도 일 년 후 점검 결과 바다 속 부두안벽 바닥에 큰 호박돌만한 구멍이 나 있었다. 다시 무너질 염려가 있지만 아직은 손을 못 대고 방법을 강구중이다. 이태리 기지의 부두 위치는 반구형으로 들어간 해안 지형을 막아 건설한 것..

21.기지 예정지 탐사

▲장보고기지 건설을 위한 지질조사 남극기지를 건설하는 과정을 호기심으로 들여다보면 남극을 더욱 친근하게 알 수 있죠 21. 기지 예정지 탐사 2011년 2월 7일, 입항 5일째 전일 짙은 안개와 눈보라는 지금 활짝 개어 쾌청하다. 바다는 잔잔하고 바람도 적어 남극의 날씨가 갑자기 얌전해졌다. 아침에 지질조사팀이 먼저 현장으로 출발했다. 오후부터 바람이 초속 13미터로 불고 날씨가 며칠 동안 심한 저기압으로 들어간다는 예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쾌청하다. 대륙에는 어제의 눈보라로 현장에는 50센티미터의 눈이 쌓였다. 온통 순백의 세상이 됐다. 본관동 중심점의 시험굴착 결과 예상과 달리 지표 아래 4미터에서 암반이 나왔다. 작년 1차 조사 시 2미터 정도에서 암반이 나온 것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가설화장..

20.건물동 배치

▲장보고남극기지 조감도 장보고과학기지 건설 본관과 부속건물의 배치가 중요 건설지 정밀조사에 들어가는데… 20. 건물동 배치 2011년 2월 3일(목) 설날 아침. 남극에 도착해 첫 밤을 보낸 후 이튿날 아침을 맞이했다. 날씨는 맑고 쾌청하며 바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밤사이 배는 조류에 의해 해안 800미터까지 접근했다. 더 접근하면 위험하다. 아침 7시30분까지 설날 떡국을 먹고 출정을 준비해야만 하는데 날씨가 허락할지 조바심이 앞선다. 남극대륙에 상륙하여 장보고과학기지 건설지('74°37S, 164°12E)에 대한 정밀조사를 착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건설비용 총 1,067억 원으로 2014년 3월 완공 예정이다. 테라노바베이 연안 대지 2만2,000㎡, 시설면적 3,826㎡. 지상 4층짜리 본관에 ..

19.선상 업무협의

▲미국의 맥머도 남극기지는 남극 최대 연구기지 아라빙호의 2번째 남극기지 방문 장보고과학기지의 기초조사가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19. 선상 업무협의 2011년 1월 26일 오후 3시 항만의 낭만적 분위기에 깊이 젖어들기 전에 배는 70명의 탑승객을 태운 채 리틀턴항을 출항했다. 출항하자마자 선상훈련. 선원법에 하루가 지나기 전에 훈련을 해야 하는 규정이 있지만 출항 상태에서 훈련하는 게 수월하다. 비상대피, 구명조끼 입기, 구명정 타기 등이 훈련에 포함된다. 위급상황을 만날 확률은 적지만 당하면 치명적이다. 적은 확률에 대비하는 것이 훈련이다. 남극에 도착하면 어떤 업무를 할 건가? 참여기관이 18개나 되다보니 업무조정이 쉽지 않다. 작업일정을 조정하고, 업무범위와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 오전 ..

18.제2차 남극항해

▲여성 항해사 남극 탐사 두 번째 항해의 목적은 장보고과학기지 건설을 위한 준비 2011년 2월 3일에서15일까지 장보고기지 각종 탐사 이야기 18. 제2차 남극항해 우리의 여성항해사 양외란은 2010년 겨울엔 남극을, 여름엔 북극을 다녀와서, 2011년 겨울을 맞이하여 다시 남극으로 항해할 채비에 들어갔다. 딸을 염려하는 전계린 박사는 도무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딸과 단둘이 저녁상 자리에서 어머니는 근심의 속내를 드러냈다. “외란아, 남극과 북극을 다 항해해 봤으니 이제 다른 배를 타든지 육상 근무를 하든지 그 배에서 내리면 안 되겠니?” “엄만 제가 걱정되세요? 전 항해사예요.” 애지중지하는 딸이 또 남극으로 가겠다고 고집을 부릴 때 이젠 바짓가랑이 혹은 스커트 자락이라도 잡아 말리고 싶었다. “..

17.기지 선정 완료

--------------------------------------------------------------------- ▲밤새 눈이 쌓인 아리빙호 갑판 남극의 악조건에서 탐사와 건설을 해야 하는 한국인의 투지가 자랑스러워요 17. 기지 선정 완료 두 후보지에 대한 정밀조사 결과는 3월 5일 정밀조사 활동보고와 전문가 공청회에 이어 3월 10일 '남극 제2기지 건설 민관협의회'에서 종합적으로 비교 평가할 예정이다. “민관협의회에서 건설지가 확정됐다고 해서 마음대로 건설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양외란의 궁금증은 대부분 장세빈에게 타진하여 풀곤 했다. “남극은 우리나라가 아니잖아. 그래서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ATCM)에 의향서를 제출해야지.” “동의를 얻으면 우리 맘대로 지어도 되나요?” 양외란이..